대전 스토킹 살해 사건, 신고 뒤 왜 막지 못했을까요?

요즘 강력 사건 소식을 볼 때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이전에 신고가 있었는지다. 2026년 10월 대전에서 숨진 여성도 약 1년 전 전 연인의 연락을 스토킹으로 신고했다. 경찰의 보호 조치까지 있었는데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건은 신고 이후의 위험을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 묻게 한다.
신고 이후 무슨 일이 있었나
대전경찰청 발표를 전한 보도에 따르면, 40대 여성은 2025년 10월 10일 당시 연인이던 남성의 전화와 문자 등을 스토킹으로 신고했다. 경찰은 남성에게 피해자와 주거지 등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를 했다. 피해자에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주거지와 직장 주변 순찰도 실시했다.
이후 피해자는 두 사람이 화해했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스마트워치를 일찍 반납했다. 경찰은 연락이 하루에 집중돼 있어 스토킹 범죄에 필요한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11월 25일 사건을 불송치했다. 12월에도 두 사람과 관련한 112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범죄 혐의를 확인하지 못해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2026년 10월 24일, 여성은 대전 중구의 주거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다음 날 강릉에서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10월 25일 보도 당시 범행 동기와 그동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수사 중이었다. 앞선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과 이번 범행의 구체적 경위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스토킹으로 신고했는데 왜 불송치됐을까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뜻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접근·연락 등을 ‘스토킹행위’로 규정한다. 이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면 ‘스토킹범죄’가 된다. 경찰은 당시 확인된 연락이 짧은 기간에 몰려 있었다는 이유로 범죄 성립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연락 횟수만으로 모든 사건의 법적 판단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불송치는 그때 수집한 증거로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넘기기 어렵다는 수사상 판단이다. 이후 위험이 사라졌다는 보증서처럼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는 신고 직후 접근과 연락을 막는 긴급응급조치가 이뤄졌다. 범죄 성립 여부를 가리는 일과 당장 피해자를 보호하는 일은 서로 맞닿아 있지만, 판단하는 시점과 목적이 다르다.
또 하나 구분할 점이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는 2023년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 규정이 폐지됐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범죄 요건과 증거가 갖춰지면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다. 이번 사건의 불송치 이유로 경찰이 밝힌 것은 피해자의 화해 의사 자체가 아니라 지속성·반복성에 대한 판단이었다.
보호 조치를 그만두면 위험도 끝난 걸까
스마트워치는 위급할 때 신고를 돕는 장치다. 착용 여부만으로 관계 안의 위험을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다. 화해했다는 말이나 보호 조치 중단 요청에도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번 피해자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 따져볼 대목은 보호 조치가 끝난 뒤 새 신고나 다른 위험 신호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다. 경찰은 2026년에 추가 스토킹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고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로 갈등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대로 공개된 정보만으로 경찰이 이후 위험을 알면서도 외면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수사 결과와 당시 조치 기록을 함께 봐야 평가할 수 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무엇을 요청할 수 있나
원치 않는 연락이나 찾아오는 일이 계속된다면 날짜와 시간, 전화·문자 기록, 주변 목격 사실을 남겨두는 것이 상황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협이 임박했다면 112에 현재 위치와 상대방의 행동을 먼저 알리는 편이 중요하다. 이전에 신고한 적이 있다면 그 이력도 함께 말할 수 있다.
스토킹 신고 때는 접근금지나 통신을 통한 접근금지 같은 긴급응급조치가 필요한지 경찰에 요청할 수 있다. 위험 정도에 따라 추가 보호 조치도 상담할 수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은 24시간 상담을 받고, 필요하면 임시보호와 관련 기관 연계를 돕는다. 보호 조치를 받고 있더라도 다시 연락하거나 찾아오는 일이 생기면 새 상황을 곧바로 알리는 것이 좋다.
이번 사건이 일상에 남기는 질문은 신고를 했느냐만이 아니다. 신고 뒤 위험이 달라질 때 그 변화를 누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다. 피해자 한 사람의 선택에 안전을 맡기기보다, 새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는 보호 체계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