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비동의 출산, 우리 생활엔 뭐가 달라질까요?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비동의 출산’이라는 표현이 눈에 걸립니다. 배우 이시영 씨의 출산 소식에 붙은 말인데, 처음 들으면 임신 과정 전체에 아무런 동의가 없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 쟁점은 조금 더 구체적입니다. 함께 만든 냉동 배아를 이혼 후 이식할 때, 상대방의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나요?
이시영 씨는 2025년 7월, 결혼 생활 중 시험관 시술로 만들어 보관하던 배아를 이혼 과정에서 이식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상대방은 이식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배아 보관기간 만료가 다가와 스스로 결정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후 같은 해 11월 둘째 딸을 출산했습니다.
여기서 ‘비동의’는 배아를 만들 당시의 동의와 이식할 당시의 동의를 구분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배아를 만들 때 두 사람이 동의했더라도, 몇 년 뒤 관계가 달라졌을 때 그 동의가 어디까지 유효한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반대로 이식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배아 생성부터 모든 절차가 동의 없이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법은 어느 단계에서 동의를 확인하나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4조는 의료기관이 배아 생성을 위해 난자나 정자를 채취할 때 동의권자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합니다.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할 내용에는 배아 생성 목적, 보존기간, 폐기, 동의의 변경과 철회 등이 들어갑니다. 보건복지부령의 동의서 서식에도 당사자와 해당 배우자의 서명란이 있고, 동의한 사항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는 안내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법 조문에는 이미 만들어 보관 중인 배아를 이식할 때마다 두 사람의 동의를 새로 받아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혼 후 어느 한쪽이 언제나 자유롭게 이식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최초 동의서에 적힌 내용, 이후 동의 변경이나 철회 여부, 병원의 절차가 함께 검토돼야 합니다. 이시영 씨의 사례도 공개된 사실만으로 적법성이나 책임 범위를 확정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보관기간도 ‘5년이 지나면 무조건 폐기’라고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배아는 원칙적으로 5년 이내에서 보존기간을 정하지만, 법령상 예외가 있고 기간이 끝나기 전에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도 동의서에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선택이 가능한지는 본인이 작성한 서류와 의료기관의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출산 뒤에는 어떤 문제가 남나요?
시술에 관한 동의와 태어난 아이의 권리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민법에는 혼인관계가 끝난 날부터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를 혼인 중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출생 시점만으로 모든 친자관계가 자동 확정된다고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개별 사정과 관련 절차에 따라 법적 관계를 따져야 합니다.
이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출생신고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적 부모가 누구인지에 따라 양육비, 상속, 의료 상황에서의 보호자 역할 같은 생활 문제가 이어집니다. 어른들 사이의 시술 동의에 다툼이 있더라도, 이미 태어난 아이의 권익은 별도로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냉동 배아를 보관 중이라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이 일은 특별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험관 시술 뒤 배아를 보관하는 동안 부부가 이혼하거나, 한쪽의 출산 의사가 바뀌거나, 연락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배아를 만들 때의 선택과 몇 년 뒤 이식할 때의 선택이 달라지는 상황입니다.
- 처음 작성한 동의서에서 보존기간, 이식 관련 설명, 변경·철회 방법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이혼이나 별거 등 관계 변화가 생기면 의료기관에 알리고, 보관 중인 배아의 처리 절차를 서면으로 확인합니다.
- 의견이 엇갈린다면 이식 여부뿐 아니라 출생 이후 친자관계와 양육 책임까지 함께 상담합니다.
저는 이 사건을 누가 더 강한 출산 의사를 가졌는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임신을 결정하는 사람의 삶도, 유전적으로 연결된 상대방의 의사도, 태어날 아이의 권리도 실제로 영향을 받습니다. 배아를 보관하는 기술이 시간을 벌어준 만큼, 시간이 흐르며 마음과 관계가 달라졌을 때 어떤 동의를 다시 확인할지 제도도 더 분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